불이법문(不二法門)은 남산의 대문 경관으로 남북조(南北朝)시기의 건축양식을 본뜬 것이다. 관광객들은 이 문을 들어서면 상서롭고 고요한 남산의 불교 성지로 발을 내딛게 된다. 문루 앞면의 '불이(不二)'와 뒷면의 '일실(一實)' 이 두 글씨는 유명한 서예가 고정룡(顧政龍) 선생님께서 94세 때 남기셨다.
불이(不二)는 세상 만사(萬事)가 궁극적으로 평등하고, 서로간에 차이가 없이 인연으로 인해 아우러져 생겨난다는 뜻인데 인연이 해제되면 사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모든 것이 허무로, 즉 '공(空)'으로 된다는 뜻이다. ‘일실(一實)’은 또한 ‘일실상인(一實相印)’, ‘일법인(一法印)’이라고도 하는데, 진정한 불교를 뜻하는 일종의 표시로, 진여(眞如·불지, 부처님이 밝힌 절대적 진리)가 실제적으로 존재하는 실체라는 것을 인정한다. 부처님은 여래(如來)라고도 불리는데, '진여(眞如)'를 타고 왔다는 뜻이다. '일실'과 '불이'는 서로 겉과 속이 되고 사실상 본뜻은 같다. 다시 말해 ‘불이’와 ‘일실’은 ‘세상 만물은 모두 허무이지만(불이) 불법(佛法)은 실제적으로 존재한다(일실)는 뜻이다.
불교에서는 사물에 대한 인식의 규범을 법이라 부르고, 득도(得道)한 성자(聖者)들은 모두 여기서 깨달았기 때문에 이를 문(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불교의 수행법문(修行法門) 중에 8만4천 개의 법문이 있는데 최고경지가 바로 불이법문이고, 이 문을 들어서게 되면 불교의 경지에 진입하여 성도(聖道)를 직접 만날 수 있고 생사를 초월한 열반(涅槃)의 경지에 이르게 될 수 있다고 한다.
<유마경(維摩詰經)>에 따르면 문수사리보살이 유마(維摩詰)한테 불이법문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봤는데 유마는 끝내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문수사리는 감탄하면서 ‘좋아, 좋아, 말로 형언을 할 수가 없는 것을 보니 불이법문에 이미 들어섰구나’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법문은 이치는 깨닫는 길이고, 법문은 서로 평등하며 서로간에 구별도 없다는 절대 진리를 가리킨다.
저작권 소유:남산문화관광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