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5일, 즉 음력 11월 17일은 아미타불의 성탄일이다. 싼야남산사에서 불칠법회를 통해 성공적으로 제도(済度)를 행하였고 이러한 공덕으로 세계평화와 국태민안을 기원하였다. 시주가 성심으로 믿으면 온 집식구와 함께 고통과 재앙을 면할 수 있게 되고 건강과 행복을 가져올 수 있다.

    이날 저녁 5시 30분에 금당대전(金堂大殿) 내에 불호를 호창하는 소리가 아득하게 들려오고 법당은 신중들로 가득찼다. 법회 현장에는 망령을 제도하는 지장왕보살의 법좌가 설치되어 있고 공불대에는 생화와 과일들이 놓여 있었다. 남산사의 일정(日定) 스님, 혜증(慧证) 스님, 종혜(宗慧) 스님 세 명의 금강상사께서 정좌를 하고 비로모(毗卢帽) 쓰고 자세를 잡아 아귀(饿鬼)를 위한 제도를 거의 4시간 가까이 봉행하셨다.

    법회는 아귀들에게 음식을 주고 법도를 전해주는 방식으로 천도를 행한다. 모든 제자들은 의궤에 따라 경문을 염송하고 불호를 호창하며 예배를 진행하였다. 제불보살의 자비로써 아귀들에게 복택을 가져다 주고 삼악도(三恶道)에서 헤쳐나가게끔 기도하였다.

    염구(焰口)의식은 불교 절간에서 자주 거행하는 행사이다. 염구는 아귀도(饿鬼道)중 귀왕의 이름인데 입에서 화염을 토하기 때문에 '염구'라고 한다. 또한 얼굴이 불이 붙어 있어 '면연(面燃)'으로도 해석이 된다. 관음보살에서 변했다고 하여 면연대사(面燃大士)라고도 한다.

    염구에 관해 불경에서 그 연고를 찾아볼 수가 있다. 아난존자(阿难尊者)가 숲속에서 좌선(坐禅)하다가 몸이 마르고 얼굴은 추악하며 목구멍은 바늘같이 가늘며 얼굴에 불을 뿜고 있는 아귀 한 명을 보았다. 그는 아난한테 '나는 생전에 너무 인색하고 탐욕을 부리다가 죽은 후에 아귀도로 빠져서 이런 모습이 됐소. 음식이 입에 대기만 하면 불탄으로 변해서 장기간 굶주림에 시달렸소. 하지만 당신도 사흘 뒤면 아귀도로 타락하여 나처럼 될 거야.'라고 말하였다. 그 말을 들은 아난은 다급하게 부처 앞으로 다가가 도움을 애원하였다. '당신이 수많은 아귀들에게 음식을 베풀 수 있다면 타락하지 않을 뿐더러 장수하고 매사에 길할 것이다'고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아난은 시식법(施食法)을 여쭈니 부처님은 '염구경(《焰口经》)'을 들려주셨다. 이로부터 염구의식을 행함으로써 아귀도의 중생들을 제도하게 되었다.